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21시간가량의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 없이 결렬됐다. 협상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됐으며, 미국 측은 이란이 핵무기 추구를 하지 않겠다는 명시적 약속을 담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협상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미국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핵 포기 ‘명시적 약속’이 없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결렬 배경을 핵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 확보를 신속하게 가능하게 해주는 수단도 추구하지 않겠다는 명시적 약속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한 ‘핵 포기’ 관련 약속이 협상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또한 협상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10여 차례 통화했다고 밝혔고, 최종 결렬 결정도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이자 최종인 제안을 제시했고, 이란이 수용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메시지를 덧붙이며, 협상 결렬이 곧바로 관계 단절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여지를 남겼다.
협상 ‘형식’은 3자였지만, 핵심은 미국-이란의 평행선
이번 협상은 파키스탄이 동석한 3자 형식으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인 협상 무대는 미국과 이란의 최고위급 대면이었다. 미국 대표단은 밴스 부통령이 이끌었고, 이란 측은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맞섰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1979년 이후 약 50년 만에 미국과 이란의 최고위 인사가 대면해 이뤄진 협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다만 대면이 이뤄졌음에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연합뉴스는 이란의 핵 관련 요구와 미국의 ‘핵 위협 제거’ 목적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향후 핵 보유를 저지할 수 있는 구체적 약속을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르무즈 변수…군사 행동이 협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
협상 결렬의 또 다른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 이슈가 거론된다. 연합뉴스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은 해협의 즉각적 개방을 원한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안이 나올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미국이 협상 개시 직전 또는 대면 협상에 맞춰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 작전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 과정이 이란의 반발을 키워 협상 분위기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의 해상 교통로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진 상황에서, 군사·안전 관련 조치가 곧바로 협상 신뢰를 훼손했을 가능성이다.
남은 휴전과 재협상 ‘가능성’…하지만 시간은 짧다
이번 협상은 ‘노딜’로 끝났지만, 당장 완전한 종료 국면으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미국 제안을 수용하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하며 여지를 남겼고, 협상이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이란 간 협의 자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해결까지 걸리는 시간이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협상 결렬과 동시에 ‘2주간의 휴전 기간’ 내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의 입장차가 상당하고,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같은 핵심 의제가 얽혀 있는 만큼, 짧은 시간 내에 합의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휴전을 연장하거나 협상을 지속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될 여지는 있다.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전망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미국이 요구하는 ‘핵 포기’ 관련 명시적 약속이 협상안에 어떤 형태로 반영될 수 있는지다. 미국은 추상적 의지가 아니라 이란이 핵무기 추구를 하지 않겠다는 구체적·검증 가능한 표현을 원하고, 이 요구가 완화되지 않는 한 합의는 어렵다는 신호로 읽힌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군사적 안전 조치의 타이밍이 어떻게 조정되는지다. 해협을 둘러싼 이견이 줄지 않으면, 휴전이 유지되더라도 불신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 향후 협상 일정이 공식화되는지, 또는 휴전 연장과 별개로 실무 접촉이 재개되는지가 단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1
첫 협상부터 결렬됐다는 소식은 아쉽지만, 재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게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인 것 같아요. 완전한 합의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