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된 뒤 첫 메시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 착수를 예고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협상 결렬 직후 이 같은 방침을 밝히며,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개방’ 요구와는 다른 방향의 조치를 꺼내 들었다. 핵심은 이란의 주요 자금원인 원유 수출과 해상 통행 수익을 동시에 압박해 협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왜 ‘개방 압박’에서 ‘역봉쇄’로 바뀌었나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핵심 해상로로, 이란은 역사적으로 이 해협 통제와 봉쇄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연합뉴스는 CNN 보도를 인용해, 이란이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해협 봉쇄를 단행하는 대신 선박에 통행료(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를 받고 일부 유조선 통행을 허용해 왔다고 전했다. 결국 이란의 ‘협상 카드’였던 봉쇄-통행료 구조가, 이제는 미국이 직접 해협 통제권을 행사하며 무력화하려는 국면으로 옮겨 간 것이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외 여론 악화를 우려해 이란산 원유 제재를 일부 완화해온 정황도 함께 거론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란은 전쟁 기간 하루 평균 185만 배럴을 수출했는데, 이는 직전 3개월보다 하루 평균 10만 배럴 증가한 규모다. 또한 이란산 원유를 한 달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도 있었고, 시장에 공급된 이란산 원유는 약 1억4천만 배럴으로 추산되며 전 세계 수요 기준으로는 약 1.5일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유가 리스크를 감수하는 ‘협상 전략’일까
관건은 미국이 역봉쇄 조치를 실제로 강행할 경우 에너지 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연합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봉쇄 발언이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 상승과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란의 원유 수출 및 통행료 수입을 차단해 협상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까지도 ‘유가 부담’이라는 제약을 일부 조정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그 부담을 더 감수하더라도 주도권을 다시 잡겠다는 의도가 읽힌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실제 전면 봉쇄에 나서기보다는, 봉쇄 위협의 효과를 극대화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리려는 ‘압박 시그널’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이 전망이 맞다고 하더라도, 항로가 좁은 호르무즈 해협의 지리적 특성상 해상에서의 충돌·오판 가능성은 구조적으로 커진다. 연합뉴스는 미 해군 함정이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위험 요인도 언급했다.
‘군사 준비’ 보도와 맞물린 중동 긴장
이번 역봉쇄 예고는 중동 전장의 확전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과도 맞닿아 있다. 같은 날 이스라엘 주요 언론은 이란과의 적대 행위 재개를 대비한 이스라엘군의 ‘준비 태세 격상’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와이넷(Ynet)과 채널12, 채널13, 칸(Kan) 등 이스라엘 매체가 일제히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과의 무력 충돌 재개를 염두에 둔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이 같은 정보 공개가 ‘전쟁 정당성’을 쌓기 위한 의도된 정보 흘리기, 즉 언론과의 조율된 메시지일 수 있다는 비판도 소개했다. 결국 이란을 둘러싼 외교적 해법이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각국이 군사·전략적 신호를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파장을 키우고 있다.
이란·미국의 향후 선택지: 협상 vs 압박의 줄다리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개방’이 아니라 ‘차단’으로 압박의 중심을 옮겼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두 가지 방향이 가능하다. 첫째, 미국이 봉쇄 절차를 단계적으로 실행해 유가와 물류 충격을 관리하면서도 이란의 협상 유인을 키우는 방식이다. 둘째, 실제로 봉쇄가 현실화되며 시장 충격이 확대될 경우, 국제사회가 에너지 가격 안정과 안전한 항로 확보를 위해 추가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커진다.
반대로 이란은 봉쇄 압박이 강화될수록 ‘통행료 카드’나 유사한 간접 압박 수단을 재가동하려 할 수 있다. 다만 연합뉴스가 인용한 바와 같이 미국은 유가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제재를 부분 조정해 온 전례가 있고, 이번에도 정치적·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방식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공존한다.
What’s Next: 유가와 항로 안전, 그리고 협상 재개 여부
가장 먼저 주목할 변수는 국제 유가의 방향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위축되거나 보험·운임 비용이 급등하면,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연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동시에 항로 안전과 관련해 해상에서의 긴장 고조—드론·미사일 위협, 우발적 충돌—여부도 면밀히 관찰돼야 한다. 연합뉴스가 지적한 것처럼 지리적 특성상 미 해군 자산의 취약성 문제는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수록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다음으로는 협상 재개 신호다. 미국이 ‘역봉쇄’라는 강한 압박 카드를 꺼낸 만큼, 이란 측에서 어떤 양보나 조건 제시가 나오는지—또 협상이 다시 열리더라도 해협 통제·원유 수출·통행료 구조가 어떻게 조정될지—가 핵심이 된다. 외교적 해법이 성사될지, 아니면 압박이 계속 확대돼 군사적 위기로 번질지, 그 갈림길이 향후 며칠 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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