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5월부터 12세 남성 청소년(현 2014년생)을 대상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국가예방접종 지원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국가 지원이 여성 청소년 중심이었다면, 이번 확대를 통해 남녀 모두에서 관련 질환 예방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HPV 백신은 위탁의료기관 또는 보건소를 방문하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HPV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감염될 수 있으며, 감염이 이어질 경우 여러 암 및 생식기 관련 질환의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질병청은 남성에서도 HPV 백신의 예방 효과가 확인된 만큼,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 및 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의 타이밍”이 바뀌면, 질환의 경로도 달라진다
국가예방접종 사업에서 중요한 지점은 ‘누가 맞느냐’뿐 아니라 언제 맞느냐다. 질병청은 5월부터 12세 남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HPV 감염 위험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전인 시기에 접종을 통해 면역 형성을 돕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질병청은 이번 사업이 OECD 회원국을 포함해 전 세계 다수 국가에서 시행 중인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질병청에 따르면, OECD 38개국 중 37개국을 비롯해 전 세계 147개국에서 HPV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는 공중보건 당국이 HPV 백신을 ‘개별 치료’가 아니라 사회적 예방 인프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으로의 확대는 “성평등한 예방”의 전환
이번 조치는 국내 예방접종 정책이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는 흐름을 반영한다. 질병청은 과거 국가 지원 사업이 여성 청소년 중심이었다는 점을 전제로, 남녀 모두에서 관련 질환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 남성 청소년까지 대상으로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HPV는 성별과 무관하게 전파될 수 있는 만큼, 한쪽 성(性)에 치우친 예방 정책은 궁극적으로 집단 면역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HPV가 남녀 모두에서 감염과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예방접종의 적용 대상을 균형 있게 가져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질환 부담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고 본다.
“암 예방”을 내건 정책의 다음 과제
질병청 임승관 청장은 “HPV 예방접종은 암과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남성 청소년까지 대상 확대로 더 많은 청소년이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 지원이 확대될 때 실제 효과는 접종률과 접종의 적기성에서 갈린다. 무료 지원이 시작되면 접종 접근성은 높아지지만, 청소년과 보호자가 예약·방문·사후 일정(권장 접종 횟수)을 얼마나 원활히 이행하는지가 관건이다. 따라서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의 접종 운영, 대상자 안내 체계, 그리고 접종 누락을 줄이기 위한 독려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한 HPV 백신은 단순히 ‘맞고 끝’이 아니라, 국가가 장기적으로 질환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추적·평가 체계를 갖추는 과정에서 의미가 커진다. 질병청이 이번 확대의 근거로 전 세계적 시행 현황과 안전성·효과성 검증을 언급한 만큼, 향후 국내에서도 예방 효과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정책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5월부터 시작되는 이번 지원 확대의 성패는 초기 접종 신청 흐름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남성 청소년 대상이 새로 추가된 만큼, 첫 단계에서 대상자 인지율과 실제 접종까지 이어지는 전환율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질병청은 위탁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후 보건당국이 접종률 추이, 지역별 운영 현황, 이상반응 신고 및 대응 체계 등을 어떤 방식으로 공개·점검할지도 관심사다. 예방접종 정책이 ‘확대’ 단계에서 ‘성과 관리’ 단계로 넘어갈 때, 남성 청소년까지 포함한 HPV 백신 전략이 국내 공중보건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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