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항이 재개될 가능성이 열렸다며 환영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정작 관건은 이란 측이 제시한 ‘이란군과의 조율’과 ‘기술적 제한’ 같은 통과 조건의 구체적 의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휴전이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질지에 더해, 통항 방식과 안전 보장 수준을 세부적으로 확인한 뒤 한국 선박의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자유로운 항행·안전 통항” 기대…중재국 협력도 평가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항이 재개될 전기가 마련됐다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파키스탄 등 관련국의 중재 노력도 높이 평가했다. 외교부는 “자유로운 항행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뤄지길 바라며, 이를 위해 관련국들과 소통 및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역시 우리 선박의 통항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 구체적 통항 방식과 조건을 조율하고, 통항에 필요한 선박 리스트는 선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준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건’의 실체가 불명확…정부가 먼저 명확화에 나서는 이유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 외무장관이 해협 통항을 위한 조건으로 언급한 두 가지 표현—‘이란군과의 조율’, ‘기술적 제약의 고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BS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과 이란이 통항 방식에 대해 어떻게 합의했는지 정보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선 양측의 ‘통항 운용 원칙’이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휴전이 발표됐더라도 2주 휴전 내내 안전 통항이 보장될지 여부는 아직 변수가 많다고 토로했다. 즉, 통항 재개가 단순한 정치적 선언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실제 항로 운영에서 어떤 제한이 적용될지—예컨대 시간대·항로·신고 절차·선박별 통제 여부 등—가 분명해지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로 읽힌다.
긴급 화상회의로 세부 합의 파악…선사·선박 대응은 ‘리스트’부터
외교부는 휴전 합의 직후인 8일 오후 모든 중동 지역 재외공관과 긴급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이는 휴전의 세부 내용과 해협 통항 관련 지침이 어떤 형태로 내려오는지, 그리고 현장에서 적용될 실무 조건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정부는 휴전 합의의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대로 한국 선박의 통항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청와대가 언급한 것처럼, 통항에 필요한 선박 리스트를 선사와 함께 점검하고 그에 맞춰 대응책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단순히 “통항 가능” 여부를 넘어, 실제 항해 과정에서 요구될 수 있는 절차·준수사항을 선사와 공유해 위험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전망: 재개 신호는 ‘출발점’…안전·운용 기준이 확인돼야 확실해진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물류의 핵심 통로로, 해협의 긴장 고조는 곧바로 항로 위험과 운송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 휴전 합의로 당장 통항 재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조건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실무적인 안전 확인이 선행돼야 실제 운항 결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 측이 언급한 ‘조율’과 ‘기술적 제한’이 어떤 군사·항행 통제 체계와 결부되는지, 그리고 기술적으로 어떤 기준(통신·항법·항적 관리 방식 등)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위험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미국과 이란 양국의 통항 방식 합의를 확인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What’s Next
앞으로 외교부와 청와대가 휴전 합의의 세부 운영 지침을 어떤 속도로 확인하고, 한국 선박에 적용 가능한 조건을 언제 선사와 공유할지가 관건이다. 또한 관련국들과의 소통·협의가 실제 항행 단계에서 어떤 형태로 작동하는지—현장 안전 보장 메커니즘—가 드러나는 시점에 통항 재개의 ‘지속성’이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통항 대책을 세운 뒤 단계적으로 운항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휴전이 예정대로 이어질지, 그리고 해협에서의 안전 통항이 ‘최소한의 기준’으로라도 확정될지 여부가 앞으로 며칠간 외교·물류 양쪽의 핵심 관측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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