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1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긴장을 다시 끌어올리며 정국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0일(현지시간)까지 양측은 ‘휴전 시한’ 논란 속에서 뚜렷한 협상 진전을 내지 못한 가운데, 해협 통행이 재차 막히고 이란 연계 선박이 나포되는 장면까지 이어지며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협상 시한 다가오는데…메시지는 엇갈리고 내부도 흔들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7일 발표된 휴전 국면에서 출발해 2차 종전 협상으로 넘어가야 하는 ‘다음 단계’를 앞두고 협상의 물꼬를 트지 못한 채 8주차로 접어들었다. 특히 휴전 시한의 표현이 엇갈리며 시장과 외부 관측의 혼선을 키웠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휴전 시한을 이란과의 관계에서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까지”로 못 박았지만, 실제 이행 시점을 둘러싼 해석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 함께 거론됐다.
미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메시지 등에서 일관성을 잃는 듯한 정황도 제기된다. 일부 보도에서는 ‘당일 밤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표현이 나온 반면, 다른 매체에서는 협상 일정이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함께 전해지며 혼선이 커졌다.
이란 측 내부 상황 역시 안정적이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는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폭사 이후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승계한 가운데, 공개석상에서의 모습이 제한적으로 관측되며 지도부의 구심력이 약하다는 추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또한 이란의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 결정에 강하게 개입해 통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거론되며, 지도부 내부에서 서로 다른 선호가 충돌하는 양상이 감지된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호르무즈 재봉쇄와 “나포”가 만든 압박…해운 리스크는 즉시 반영
긴장 고조의 직접적인 신호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행 차질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란은 17일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합의를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튿날 번복했다. 이후 이란은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봉쇄를 문제 삼으며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에 맞서 호르무즈 인근에서 이란 연계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 조처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미 중부사령부는 봉쇄 개시 이후 총 27척의 선박이 회항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를 향하던 화물선 ‘투스카호’에 대해서는 회항 지시를 따르지 않자 추진장치 무력화 후 나포했으며, 현재 선박 내부에서 대규모 수색이 진행 중이라고 전해졌다. 해당 선박에는 5천 개에 달하는 컨테이너가 실려 있고, 미군은 수색을 마친 뒤 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선박이 오만으로 예인되거나, 항해가 가능할 경우 이란으로 돌아갈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투스카호 선원들이 곧 이란으로 귀환할 수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다만 이번 사안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해상 사건을 넘어 “휴전-협상 국면에서도 봉쇄·검문·나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는 데 있다.
국제유가 급등…호르무즈 ‘간헐적 폐쇄’가 새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경고
군사적 대치가 경제 지표로 빠르게 반영되는 모습도 관측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재봉쇄 영향으로 이날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95.48달러로 전날보다 5.10달러(5.64%)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5월 WTI 선물도 배럴당 89.61달러로 전장 대비 5.76달러(6.87%) 올랐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라는 점이 특히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말의 사건들이 ‘뉴 노멀(새로운 일상)’을 예고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즉, 해협이 완전히 열리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폐쇄와 재개방이 반복되고, 통행료 또는 억류·검문과 같은 형태의 규제가 일상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란군의 해협 통과 민간 선박 겨냥 정황과, 미국의 해상봉쇄 및 선박 나포로 맞불이 놓인 정황이 함께 전해지며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전소·교량 폭파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조절해 왔다는 보도도 이어졌고, 이란은 강압이나 강요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남은 변수는 “협상으로의 전환”과 해상 통제의 지속 여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2차 종전 협상이 실제로 어떻게 시작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봉쇄·나포 조치가 협상 국면에서 완화되는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시한 연장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밝힌 바 있어, 협상이 지연되거나 실질 진전이 보이지 않을 경우 재충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이란 측에서 협상 참여 일정에 대한 공식 입장이 아직 확정적으로 나오지 않은 만큼, 양측의 다음 메시지와 해상에서의 즉각적인 행동(통행 허용, 억류 해제, 추가 검문 등)이 단기 시장 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움직임과, 나포 선박의 처리 과정이 어떻게 결론나는지 역시 단기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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