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화물선을 저지해 자국 수중에 확보했다고 밝힌 가운데, 미군이 발포한 뒤 나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9일,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봉쇄를 뚫으려던 ‘투스카’(Tuskah)라는 이름의 이란 화물선이 오만 앞 해상에서 멈추게 됐으며, 이 과정에서 미 해군 군함이 “기관실에 구멍을 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기관실 구멍”·해군 군함의 제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문제의 화물선이 길이 약 900피트(약 275m)로 항공모함급 중량을 가진 것으로 언급하며, 미국의 봉쇄를 돌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프루언스(Spruance)’가 오만만에서 해당 선박을 가로막고 정지하라는 경고를 했으나 이란 선원들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 군함이 기관실에 구멍을 내 선박을 멈추게 했고, 현재 미 해병대가 해당 선박을 붙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선박이 불법활동 이력으로 미 재무부 제재 목록에 올라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협상이냐 확전이냐” 기로…휴전 합의와 충돌 가능성
이번 사건은 이란 측의 반발 가능성과 직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20일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란은 봉쇄부터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협상과 관련해 낙관론도 피력하며, “합의의 기본틀이 잡혔다”고 말했으나, 미군의 발포 및 나포 정황은 협상 재개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대응이 이란 입장에서는 ‘적대행위’로 해석될 경우, 이란이 이를 ‘휴전 합의 위반’ 또는 협상 타결을 방해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강경한 태도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는 정황상 미 해군이 무력을 사용했을 수 있다고 전하며, 무력 사용이 실제로 알려진 사례는 이전에는 ‘회항 조치’ 위주였던 데 비해 이번이 처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휴전 전후 ‘압박 수위’와 대응 시나리오의 충돌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은 별도 보도에서,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재개에 대비해 복수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스님은 미군이 함정 이동과 대형 수송기 투입을 통해 군사적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는 정황을 거론하며, 미국이 심리적 압박으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노리는 방식뿐 아니라 협상을 ‘기만’으로 삼아 기습 공격을 준비하는 경우도 염두에 둔다고 밝혔다.
특히 타스님은 전쟁이 재개돼 기반 시설이 표적이 될 경우, 이란이 과거에 적용했던 일부 제약을 포기하고 보복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사우디 아람코, 얀부 산업단지, 오만만을 통한 푸자이라 항구 등 중동 핵심 물류·에너지 거점을 거론하며 “미국의 오판”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 호르무즈와 대체 항로의 동시 압박
중동 해상로에서 갈등이 번질 경우, 단순한 지역 충돌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물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후에도 봉쇄를 둘러싼 공방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타스님이 ‘호르무즈 대체 수송로’ 성격을 가진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언급한 것은, 한 해협이 막히면 다른 동맥이 곧바로 대체될 수 있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긴장의 파급력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봉쇄를 뚫으려 했던 선박을 군사적으로 제지했다는 메시지는, 미국이 압박의 물리적 수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반대로 이란이 이를 적대행위로 규정할 경우, 협상장에서의 언어 대립이 군사적 행동의 명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무엇이 다음 관건인가
향후 관건은 협상이 실제로 열리는지, 그리고 이번 사건이 ‘전쟁 방지’의 계기로 작동할지 아니면 ‘상호 불신’을 심화해 충돌을 앞당길지 여부다. 미국은 협상 결과에 대한 낙관론을 내놓고 있지만, 이란이 봉쇄 해제와 사건 관련 책임을 어떻게 요구할지가 변수다.
또 하나의 관찰 포인트는 군사·해상 활동의 속도다. 타스님이 주장한 것처럼 미군의 전개가 계속되거나, 이란이 해상·기반시설 방어 및 보복 태세를 강화하는 정황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협상 국면은 단기간에 흔들릴 수 있다. 이번 사건이 “협상을 위한 제지”로 해석될지, “협상 파국을 부르는 도발”로 받아들여질지에 따라 중동의 긴장 곡선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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