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BTS(방탄소년단)가 9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새 월드투어 ‘아리랑’의 첫 공연을 시작했다. 약 4년 만의 컴백 이후 정규 5집 앨범 ‘아리랑’을 앞세운 이번 투어는 아시아와 북미,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34개 도시에서 85회 공연을 펼치는 ‘K팝 사상 최대 규모’ 일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활동을 둘러싼 해외 시선에서는 ‘한국과 글로벌 사이에서 BTS가 어떤 정체성을 취할지’가 새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양서 시작…“이전과 완전히 다른 무대”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공연을 앞둔 BTS가 “오랜만에 하는 투어라 감을 잃었을까 걱정돼 몇 배로 더 열심히 준비했다”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무대를 보여드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전했다. 멤버들은 이번 월드투어가 단순한 히트곡 라이브를 넘어, 무대 구성과 연출의 방식부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360도 개방형 무대다. 멤버 진은 “360도 무대로 모든 방향을 정면처럼 활용한다”고 설명하며, 무대가 돌고 관객도 사방에서 마주하는 구조인 만큼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 슈가는 “쇼적 연출이 많이 들어간 공연이라 보는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 RM은 “공연장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클럽처럼 느껴지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정국은 360도 무대에 대해 “걱정도 많이 된다.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만큼 사방에 있는 관객과 함께할 수 있어 더 즐겁고 특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들은 대형 스타디움 환경에서 관객과 ‘거리감’을 줄이는 방식으로 몰입도를 높이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역대급 규모…해외 스타디움도 ‘단독’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BTS는 고양에서 9·11·12일 공연을 진행한 뒤 아시아와 북미, 유럽 투어까지 이어가며 전체 일정은 85회로 정리된다. 특히 이번 투어는 고양 3회를 포함해 일본 도쿄와 북미·유럽 주요 도시까지 46회 공연이 전석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과 중동 추가 공연도 예정돼 있어 전체 규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연장은 미국 주요 스타디움급이 포함된다. 엘파소 선 볼 스타디움, 스탠퍼드 스타디움, 폭스버러 질레트 스타디움, 볼티모어 M&T 뱅크 스타디움, 알링턴 AT&T 스타디움 등에서 BTS가 한국 가수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진은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콘서트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며, 오랜만의 월드투어인 만큼 각 지역의 문화와 공연 분위기를 직접 체감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해외 매체의 ‘딜레마’ 지적…왜 지금 논쟁인가
한편 BTS의 투어 개막과 함께 해외에서는 음악적 방향성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 BBC는 8일(현지시간) “K-팝으로 수백만 명을 이끈 BTS가 현재는 한국과 세계 사이에 끼어있다”는 취지의 기사에서, BTS가 글로벌 시장을 향하는 과정에서 정작 K-팝의 맥락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BBC는 앨범 ‘아리랑’과 관련해 한국의 유산을 강조한 점이 일부 한국인에게는 공감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어 가사의 비중이 과도하다는 시각이 존재하며, 이는 BTS와 하이브가 독창성을 대가로 치르더라도 돈이 되는 서구 시장을 계속 좇고 있다는 주장과 맞물린다고 전했다. 실제로 BBC가 언급한 것처럼 과거 곡들에서 한국어 비중이 높았다면,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같은 곡은 영어 가사를 중심으로 전개됐고, 이번 타이틀곡 ‘스윔’ 역시 영어 가사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BTS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한국과 글로벌,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과 상업적 기대, 창작 본능과 더 큰 전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BBC는 BTS가 이룬 성과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BTS가 향후 1년간 5개 대륙에서 85회 공연을 펼친다는 점은 K팝의 세계적 확장세가 이미 ‘증명된 사실’에 가깝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BTS 2.0’ 선언…무대·음악의 다음 단계
BTS의 방향성을 둘러싼 논쟁은 내부에서 어떤 목표로 설명되는지와도 연결된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BTS 2.0’을 언급하며 “과거의 연장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새로운 장을 연다는 선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이밴드 딱지’를 떼고 BTS가 진정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도록 전환하겠다는 의도를 설명하며, 위험을 감수했음을 강조했다.
또한 방 의장은 앨범 작업 과정에서 곡의 편곡과 구성까지 조정해 왔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스윔’과 ‘훌리건’은 안무의 비중을 낮춘 형태처럼 ‘음악을 가리지 않게’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프로토타입이 수백 곡 단위로 제작되는 장기간의 준비 과정도 언급됐는데, 방 의장은 “아티스트 못지않게 프로듀서에게도 압박감이 크다”고 말하며 목표를 둘러싼 현실적인 지표 압력 역시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무대는 오늘, 논쟁은 계속…남은 일정의 관전 포인트
이번 주말과 그 이후로 BTS는 고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타디움 투어에 돌입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360도 무대와 ‘클럽’ 같은 집단적 분위기를 어떻게 구현하는지가 즉각적인 체감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해외 매체가 제기한 ‘한국성과 글로벌 전략의 균형’ 문제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실제로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다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투어 중 공개되는 세트리스트와 각 지역 관객 반응이다. 46회 공연 전석 매진이라는 숫자는 적어도 ‘관심’이 폭발적으로 쏠렸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BBC가 제기한 질문처럼, BTS가 어떤 방식으로 ‘정체성’과 ‘상업적 기대’를 함께 관리하는지에 대한 평가는 공연이 누적될수록 더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 2
군 전역 후 처음으로 완전체로 서는 무대라는 것만으로도 이번 투어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360도 무대라는 형식 자체가 대형 스타디움에서 관객과의 거리감을 줄이려는 시도 같아서, 어떻게 구현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