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다음 달 12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Competition)에 공식 초청됐다.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으며, 그 결과 ‘호프’가 한국 영화로는 4년 만에 경쟁부문 입성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호프’의 경쟁부문 초청으로 한국 영화는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이후 다시 한 번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칸의 공식·비공식 부문을 통틀어 한국 장편영화가 한 편도 초청되지 않아 ‘호프’의 성과가 더욱 도드라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영화, 다시 황금종려상 레이스로”
칸 경쟁부문 초청은 단순한 ‘참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쟁부문은 황금종려상을 두고 가장 치열한 심사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호프’는 이 부문에 들어가면서 한국 영화의 칸 존재감을 회복시키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연합뉴스는 한국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마지막 사례가 2022년이었다고 전했다. 그사이 한국 작품의 칸 입성은 있었지만, 경쟁부문이라는 ‘최상위’ 트랙으로의 복귀는 쉽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호프’의 소식은 국내 영화계의 기대를 크게 자극하고 있다.
‘호프’는 어떤 이야기…비무장지대 ‘정체불명 존재’가 건드리는 사건
‘호프’는 비무장지대(DMZ) 인근 항구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은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뿐 아니라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출연하는 것으로 전해져 ‘호화 캐스팅’ 논의도 함께 커지고 있다.
나홍진 감독은 이번 작품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고 전해진다. 또한 베일에 싸인 이야기와 대규모 캐스팅 조합이 맞물리며, 국내에서 칸 입성을 넘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왔다.
연합뉴스는 ‘호프’가 출연진과 소재의 결합, 제작 단계에서의 관심 등을 바탕으로 올해 칸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 영화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나홍진, 칸과의 ‘연속성’…경쟁부문은 처음
이번 경쟁부문 초청은 나홍진 감독의 칸 이력에도 중요한 기록을 추가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 감독은 2016년 ‘곡성’이 비경쟁 부문(비공식 포함) 성격과는 다른 트랙에 올랐던 이후, 10년 만에 칸 레드카펫을 다시 밟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나 감독은 데뷔작 ‘추격자’(2008)가 칸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고, ‘황해’(2011)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곡성’(2016)은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전한 바에 따르면 경쟁부문 초청은 ‘호프’가 처음이다.
또한 장편 연출 작품 전부가 칸에 초청되는 흐름이 이어지게 되면서, 감독 개인의 ‘칸 커리어’가 한 단계 더 확장되는 그림이 된다.
칸 전체 일정과 맞물린 ‘한국 라인업’ 재편
이번 칸 영화제는 다음 달 12일부터 25일까지 열리며,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부문 초청 소식이 박 감독의 심사위원장과 동시에 맞물리면서, ‘한국 영화의 칸 중심성’이 더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
한편, 연합뉴스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 역시 칸의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고 전했다. ‘호프’가 경쟁부문에서 성과를 노리는 동안, ‘군체’는 별도의 트랙에서 장르성을 앞세운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두 작품이 같은 시기 칸에서 공개되며, 한국 영화의 다양성과 무게감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을 봐야 하나…경쟁부문 관전 포인트
다음 달 열릴 칸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지점은 ‘호프’가 경쟁부문 심사에서 어떤 방식의 설득을 만들어낼지다. 비무장지대라는 공간이 단지 배경을 넘어 서사의 핵심 장치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대규모 캐스팅이 인물 중심의 드라마로 연결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또한 박찬욱 심사위원장 체제에서 ‘국경·분단·불확실성’ 같은 주제를 어떻게 해석해 점수로 연결할지도 주목된다. ‘호프’는 한국 영화가 4년 만에 경쟁 레이스에 복귀한 작품인 만큼, 결과 자체뿐 아니라 평가의 방식과 담론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칸에서의 첫 공개 이후, 관객 반응과 비평가 리뷰, 그리고 국내외 배급·홍보 판도가 어떻게 움직일지도 ‘호프’의 다음 행보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댓글 1
나홍진 감독이 칸 경쟁부문에 다시 돌아온다니 기대가 엄청나네요. '곡성' 이후로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황금종려상까지 가능할지 정말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