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 열린 원청-하청 노사 상견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후 한 달 만에 하청 노동조합과 원청 사용자 간 교섭이 실제로 시작된 사례가 나왔다. 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경북지역지부 한동대학교미화분회는 이날 한동대학교와 ‘원청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노란봉투법이 지난달 10일 시행된 뒤 첫 원청 교섭 사례로 알려졌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상견례를 환영하면서, 노조법 개정 이후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실질적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교섭의 자리에 나온 한동대의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상견례는 교섭을 위한 대화의 첫 단계로, 노조 측이 요구하는 교섭 절차가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교섭 자리라도 열어보려는 노력” vs “여전히 교섭 거부” 지적
다만 공공운수노조의 평가는 ‘부분 성과’에 머무는 분위기다. 노조는 서울지역 15개 대학은 여전히 원청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아직 교섭의 장이라도 열어보고자 몸부림치는 현장이 너무 많다”며, 이번 한동대 사례가 예외적으로 먼저 진행되는 데 그치지 않도록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들이 ‘실질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는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여지를 넓히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대학·공공기관 등 다수 하청 구조가 얽힌 영역에서 갈등 양상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번 상견례는 그 논의가 정책 시행 이후 실제 교섭 테이블로 옮겨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교섭 성격과 기대효과…대학 현장에선 “재정·운영” 쟁점도
이번에 상견례를 가진 한동대학교미화분회는 대학 내 환경미화 업무를 맡는 하청 노동자들로 알려져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논쟁의 중심은 원청이 어디까지 교섭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리고 교섭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 지위를 논의할지에 있다. 노조는 이번 절차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섭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측 입장에선 교섭 책임의 범위가 정해질 경우, 임금·근로조건뿐 아니라 용역 운영 방식, 계약 구조, 비용 배분 방식 등 전반적인 운영 문제로 논의가 확장될 수 있다. 특히 다수 대학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는, 법 적용이 ‘현장별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향후 협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변수: 다른 대학의 ‘유사 교섭’ 확산 여부
이번 상견례가 ‘첫 사례’로 기록된 만큼, 앞으로 다른 기관들이 교섭 수용 여부를 어떻게 결정할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서울지역 대학들의 교섭 거부를 문제 삼고 있는 만큼, 한동대 사례가 교섭 확산의 선례로 기능할지 여부가 노동계의 관심사다.
반대로 교섭에 나선 원청이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에서 책임을 인정하고, 노조 요구에 어떤 방식으로 응답할지가 중요하다. 상견례 이후 본교섭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조율되는 의제(임금·근로시간·안전·고용 안정 등)와 원청의 참여 범위가 확정되면, 유사한 하청-원청 구조를 가진 현장들이 법 시행 이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가늠할 수 있다.
What’s Next
한동대학교미화분회와 한동대학교는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 일정과 의제 조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교섭 결과가 공개될 경우, 노란봉투법이 실제로 ‘원청교섭’을 얼마나 촉진했는지에 대한 평가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노조가 지적한 서울지역 15개 대학 등 교섭 거부 흐름이 계속될지, 아니면 이번 사례를 계기로 추가적으로 교섭 테이블이 마련될지 역시 주목된다. 교섭 수용 여부와 결과가 모이면, 향후 유사 분쟁의 방향과 법의 적용 범위가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댓글 2
한동대 사례가 성공적으로 본교섭으로 이어진다면, 유사한 구조의 다른 대학 하청 노동자들에게도 실질적인 선례가 될 수 있겠네요.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만에 첫 원청 교섭이 성사됐다는 게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한동대 미화분회 사례가 다른 곳에도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