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확정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 지 한 달 동안 384건이 접수됐지만, 사전심사를 통과한 사건은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이 대거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심리로 넘어가는 관문인 사전심사에서 전원 걸러진 셈이다.
한 달 384건 접수, 그러나 사전심사 통과는 전무
재판소원은 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린 뒤에도 그 판결이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는지 다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제도다. 그러나 제도가 막 시행된 초기부터 ‘접수 과열’이 나타난 동시에, 허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건이 상당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JTBC가 전한 바에 따르면 도입 첫 한 달 동안 청구는 총 384건이 접수됐지만, 사전심사를 통과한 건은 한 건도 없었다. 또한 ‘법 왜곡죄’로 접수된 사건이 지난달 12일과 연계해 제기됐다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이는 재판소원 제도가 단순 불복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제도 설계상 ‘특정 요건 충족’이 엄격히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법절차 ‘다툼의 단계’가 더 엄격해지는 신호
사전심사는 본안으로 들어가기 전, 재판소원 청구가 제도 목적과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거르는 절차다. 통과율이 0%에 가까운 수치가 단기간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제도 홍보나 법률 이해 수준, 그리고 청구인들이 기대하는 구제 범위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확정판결 이후의 구제는 원칙적으로 예외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전심사가 기능적으로 작동한 것이라고 평가할 여지도 있다. 반대로,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제기 방식이나 요건 해석이 정착되지 않아 ‘요건 불충족’이 늘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형사·재판 불복’과 제도의 경계가 핵심 쟁점
재판소원은 기존의 불복 절차와는 성격이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상급심의 판단을 다시 다투는 접근이 아니라, 헌법상 권리 침해 여부를 중심으로 재판의 위헌·위법성 문제를 다루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구인 입장에서는 “이미 끝난 사건”을 다시 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제도 취지상 모든 불만이 곧바로 헌법심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구조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법 왜곡죄’ 등 특정 범주로 접수가 이뤄지는 흐름이 보도되면서, 재판소원이 어떤 영역까지 포섭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의 주장이 사전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향후 더 분명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사건들에서도 드러난 ‘절차와 책임’의 논쟁
이번 재판소원 제도 성과(사전심사 통과 0건)와 맞물려, 최근 검찰·경찰 합동 수사 단계에서의 불기소 처리와 관련한 고발 이슈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전재수 후보를 불기소한 뒤, 이후 ‘법왜곡’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이 제기된 상황이 알려졌다.
이처럼 사법·수사 판단이 제도적 통로를 통해 다시 다투어지는 흐름은, 확정 이후의 권리 구제 방식이 어떻게 설계되고 실제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키우고 있다. 재판소원이 본안 심사로 이어지는 비율이 추후 어느 정도로 자리잡는지, 그리고 청구인들이 제기 요건을 어느 수준에서 충족할 수 있는지가 제도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통과율 변화와 요건 정착
제도 도입 초기 한 달 만에 사전심사 통과가 0건으로 나타난 만큼, 앞으로는 청구 건수의 추이와 함께 실제 ‘허용 요건’을 충족하는 사건의 유형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후에도 통과율이 현저히 낮게 유지된다면 제도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거나, 요건 해석이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또는 청구인들의 청구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
반대로 일정 시점 이후 통과 사례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사전심사 기준이 점차 구체화되며 ‘어떤 주장과 자료가 본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정착될 수 있다. 법조계는 판결 확정 이후 재판소원이 실제 구제 통로로 기능할지, 아니면 접근성이 낮은 제도로 남을지에 대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제도의 향방은 결국 숫자—접수 건수, 사전심사 통과율, 본안 회부 비율—로 가늠될 가능성이 크다. 재판소원이 국민의 권리 구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 그리고 사법절차의 안정성과 충돌 없이 작동하는지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의 운영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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