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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7일 저녁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통항 안전을 논의하는 ‘다자간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주최하며,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은 초청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참석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을 위한 국제연대가 한국의 국익과도 직결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이란 제외, 70~80개국 참여 구상
SBS 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영국의 스타머 총리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주최하며, 우리 시간으로 17일 저녁 화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은 모두의 이해관계”라면서 “우리 국익에도 중요하기에 유사한 입장의 국가들과 연대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현재까지 70~80개국이 초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예컨대 영국·프랑스는 물론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포함될 전망이며,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같은 걸프 지역도 정상급 인사 참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구성의 핵심은 ‘미·이란의 부재’다. 당사국이 아닌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통항 안전을 둘러싼 원칙과 공조 방향을 모색하는 형태로, 중동 전쟁 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군사 충돌’이 아닌 ‘해상 안전’ 프레임으로 연대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청와대 “유사국과 신뢰·공조”…메시지 가능성도
청와대는 한국이 그간 꾸준히 국제 공조에 참여해 왔다고 전했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영국과 프랑스 등이 주도해 온 다자 협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대통령이 필요 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목은 ‘외교적 신호’다. 관계자 발언에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더 큰 국익을 얻기 위해 다른 나라 국민과 국가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차분하게 쌓아가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 포함됐다. 화상 회의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참여와 공동 성명 가능성 등 ‘정치적 가시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항 안전 공동선언 가능성…다자 연대의 관건
이번 회의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국제연대를 강조하는 정상들의 성명 도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과 세계 시장을 잇는 핵심 수송로로, 이 구간의 안전이 흔들릴 경우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물류에 즉각적인 파장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경제안보’ 성격이 강하다.
회의가 미·이란을 제외한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성명이나 합의문 역시 특정 국가를 겨냥한 메시지보다는 ‘통항 원칙’과 ‘위험 완화’ 같은 보편적 표현을 중심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인 조치(예: 정보공유, 항로 안전 조치, 위기 대응 메커니즘)가 합의될지는 미지수다. 당사국이 빠진 상황에서 실무 수준의 이행 방안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가 다음 단계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해상안보 외교, 한국의 선택…국익 직결과 균형
한국 정부는 이번 참석을 국익과의 직접 연계로 설명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은 한국의 에너지 조달과 수출입 물류 안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측은 이번 연대 노력이 “유사한 입장의 나라들과” 지속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같은 기간, 이란 관련 이슈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입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외교부는 한국 내 모델로 활동 중인 ‘미스 이란’ 출신 호다 니쿠가 이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전용되어 테러를 돕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 지원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집행되며 이란 정부에 의해 전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하고 “강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는 국제기구를 통한 투명한 집행을 강조하는 흐름으로, 갈등 국면에서 외교·인도 분야의 균형을 동시에 다루려는 정부의 스탠스와도 맞닿아 있다.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관전 포인트는 17일 회의에서 어떤 수준의 공동 인식과 문구가 도출되는지다. 특히 성명이 단순 원칙 확인에 그치는지, 아니면 통항 위험 완화에 필요한 구체적 협력(정보공유 체계, 절차적 대응 등)로 확장되는지가 향후 국제 공조의 속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한국이 이 대통령 명의 메시지를 내는지, 내더라도 어떤 톤으로 통항 안전과 위기관리의 방향을 제시하는지가 중요하다. 미·이란이 빠진 ‘다자 외교’의 효과는 결국 각국이 다음 회의나 후속 실무 논의로 이어갈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회의 직후 발표될 성명과 후속 일정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국제 협력의 형태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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