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일 이스라엘 외교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미디어(X) 게시글을 두고 ‘규탄’ 성명을 낸 데 대해 “대통령 발언 취지를 잘못 이해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X에서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고문한 뒤 옥상에서 떨어뜨렸다는 취지의 영상을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는 메시지를 내 논란이 됐다.
이에 이스라엘 외교부는 해당 글이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추모일 전야에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하며 “받아들일 수 없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정부는 논쟁의 초점을 국제 인도·인권 문제로 되돌리려는 입장과 함께, 온라인 게시 방식에 대한 여야의 비판도 함께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부 “의도는 보편인권…반박 유감”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대통령 발언은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보편적 인권에 대한 신념을 표명한 글”이라며 “이스라엘 측이 이를 잘못 이해하고 이를 반박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스라엘이 지적한 테러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폭력과 반인권적 행태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기존 원칙도 재확인했다.
또한 정부는 “국제인도법과 인권은 예외 없이 준수돼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홀로코스트로 인해 이스라엘이 겪은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 늘 마음을 함께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홀로코스트 피해자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 “반인권·반국제법” 비판 재차…영상 시점 논란도
이번 갈등의 핵심은 이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과 그 해석을 둘러싼 충돌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X에서 IDF가 팔레스타인 아동을 고문한 뒤 떨어뜨렸다고 주장되는 영상을 올리면서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 해당 영상은 2024년 9월 촬영된 것으로 전해지며, 이번 전쟁 기간과 무관한 장면이라는 논란이 일자 이 대통령은 추가 글을 통해 인권과 국제인도법 준수에 초점을 맞추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날 오전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야에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고 반박했고, 정부는 이에 대해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 X에 “끊임없는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며 이스라엘 정부를 재비판했다.
국민의힘 “감정 갈등·즉흥 SNS” 비판…한동훈도 ‘국익’ 문제 제기
정치권에서는 외교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정부와 대통령의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타국 정부와의 불필요한 감정적 갈등을 멈춰야 한다”며 “아무리 옳은 말씀이라도 적절한 시기와 장소, 방법이 있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해당 사안이 “2년 전 영상을 최근 영상처럼 호도하며 사실관계가 틀린 가짜뉴스를 대통령께서 확인 없이 SNS에 직접 공유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감한 중동전쟁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스라엘 정부와 외교 충돌을 이어가는 것이 과연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검토 없이 작성하는 즉흥적 SNS 포스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박성훈 수석대변인과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각각 “외교적 자해 행위”, “국제적인 망신” 등의 표현으로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외교관 출신인 김건 의원은 “대통령의 언어는 외교적 고려와 함께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적었고,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전 대표(제명)는 “여기도 셰셰, 저기도 셰셰 외교 철학”이라는 표현을 들어 연일 이어지는 충돌 발언이 “외교라기보다 선거용, 국내용으로 보인다”고 비판하며 “피해는 국민과 국가 경제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역시 SNS 글에서 “외교적으로 대한민국이 크게 얻을 것이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며 “외교적으로 늦지 않게 바로 잡고 온라인 소통방식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편인권’과 ‘외교 수단’의 충돌…관전 포인트는 사후 수습
이번 사안은 ‘보편인권’이라는 메시지와 이를 전달하는 방식 사이의 긴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인권·국제인도법 준수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이스라엘 측의 반박을 ‘취지 오해’로 규정했지만, 야권은 게시물의 사실관계와 타이밍, 그리고 그로 인해 촉발된 외교 마찰의 비용을 문제 삼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외교 채널을 통한 수습 방식이다. 정부가 이스라엘 측과의 공식 소통에서 어떤 톤을 선택할지, 이 대통령의 추가 메시지나 SNS 사용 방식 조정이 이뤄질지 여부가 계속해서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논란이 된 영상의 맥락과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 흐름도 재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대외 메시지의 품격’과 ‘감정적 충돌의 최소화’가 쟁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야 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외교적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파장이 커지는 국면을 어떻게 관리할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댓글 1
SNS 한 줄 포스팅이 외교 문제로 번지는 걸 보니, 공인의 소셜미디어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즉흥적인 게시물보다는 검토된 메시지가 필요할 것 같아요.